아바타(Avatar, 2009)
아름답다, 신난다!
스토리가 약하네 진부하네 하는 평이 우습다. 누가 이렇게 큰 세상을 창조할 수 있단 말인가? 판도라 행성의 위험하면서도 다정한 아름다움은 치명적일 정도다. 처음 입체 안경을 쓸 때의 살짝 간지러웠던 마음 따위는 영화가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날아 갔다.
다시 말하지만, 대사의 진부함이나 캐릭터의 평면성, 스토리의 단순함을 운운하는 평에 동감할 수 없다. 대령 캐릭터는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평면적이고 시고니 위버는 제대로 대접도 못 받았지만 그래도 반발한다. 이는 정서적인 반발로, 몇 가지 씬만으로도 저런 단점은 다 덮어지기 때문이다.
그 중 가장 크게 다가온 것은 다리를 다쳐 걷지 못 하는데다, 영리하지도 않으며 형의 대리로 온 제이크 설리라는 존재가 아바타를 통해 다른 존재가 된다는 설정이다. 그가 아바타를 통해 세상을 달릴 때, 긴 팔 다리로 우아하게 땅과 하늘을 가르다가 다시 어둡고 음울한 지구인으로 돌아올 때의 차이는 매우 선명하면서 효과적이다
샘 워딩턴은 둔탁해보이는 외모에, 연기도 덤덤하게 함에도 천천히 마음을 울리게 하는 좋은 배우다. 아바타일 때의 모습이 훨씬 더 매력적이나 인간일 때도 그 우울함과 (계산된) 초라함이 마음을 건드린다.
꿈에 나왔으면 하는 장면들은,
하늘을 날며, 제이크 설리를 바라보는 네이트리의 표정.
조 살다나는 분명 미인이지만 네이트리는 그보다 100배는 더 아름다웠다.
거대한 새(이름이?)를 타고 나는 모든 장면.
그리고 다시 새롭게 눈을 뜨는 마지막 장면까지.
백문이 불여일견.
이 영화는 "보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아니다.
@ 아바타는 게임으로도 만들어진다. 사실 게임이 먼저 개발되었다는 말이 들린다.
회사에서 단체 관람을 했는데, 우리 회사 특성상 어떤 게임으로 개발되면 좋을까 말을 나누었다. 일단 배경의 환상적인 아름다움은 MMORPG의 배경과 흡사하다. 종족을 나눠 RTS도 가능하다. 하늘 유영을 근거로, FPS 및 TPS도 가능하고...?
뭐가 나오든 간에 기대할 수 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