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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music

스코르빤-




그대여, 내가 바다에서 죽으면
어느 날 눈처럼 새하얀 비둘기 한 마리 찾아오리
아주 먼 어디선가 날아와
창가에 앉거든
내 영혼인 줄 알아주오,
그대 품에서 편히 쉬고픈 내 영혼......



창비아동문고 46번 동화책이나 내 책꽂이 앞면에서 떠나지 않는 도서 <사자왕 형제의 모험>

최근 나의 퇴보 또는 몰락(무슨 단어를 쓰든 거칠다!)을 상징하는 사건은 yes24에서 주문한 책 내역이다. 40% 할인에 혹해 사기는 했으나 최근 내가 구매한 책이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라는 점은 여러가지 면에서 비극적이다.

돈키호테(Don Quijote)처럼 책에 너무 몰두하여 '자신이 읽은 모든 것, 즉 마법, 싸움, 도전, 부상, 구애, 사랑, 고통, 그 밖의 온갖 터무니 없는 상념들에 모든 정신을 빼앗겨 버려', '말을 타고 갑옷을 입고 모험을 찾아 세상을 돌아다니는 편력기사가 되기로 결심' 하지는 않았지만 밥 먹는 걸 잊고 먼지 쌓인 책 한장 한장을 소중히 넘기던 시절이 있었다.

왜 사람은 점점 더 발전하지 못 하는 걸까? 인류 역사가 어느 순간 과거로 회귀하고 문명이 쇠퇴하는 것은 몇 천, 몇 만 년이라는 큰 줄기 속에서 볼 수라도 있다만 고작 이십 몇 년 산 사람에게서 뚜렷한 발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참 부끄럽다.
어떤 언어로 번역하여도 작가의 영혼을 볼 수 있던, 보석 같이 반짝이는 명문 한 줄에 가슴 떨리던 시절. 책을 통한 도취에 행복했었다. 세상 모든 스토리가 지닌 힘. 세상 모든 이미지를 투영하는 문장.

우선 스테판 츠바이크 작품부터 전부 수집해봐야겠다. 참고로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 중 하나는 '외모는 생각보다 중요하다' 이다. 뭥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