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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차 직장인의 글


5년차 (만 4년) 직장인이 쓴다.
20년 경력 이상된 분들의 판단과 조언이 더 현명하고 보편적이겠지만 그런 글들은 책으로도 많으니, 5년차 핏덩어리 직원의 글도 읽어보시길- 당연히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직접 겪어 느낀 점을 솔직하게 썼다는 데 의의를 둔다. 



전문직 및 자영업자 또는 회사 오너를 제외한, 대부분의 직장인에게 회사가 요구하는 미덕은 다양하다.
그 중 제일은 "견디는 것" 이다.  끈기 라는 단어로 바꿀 생각은 없다. 말 그대로 견디는 것이다.
창의력과 전문성, 효율적인 업무 진행은 그 다음 미덕이다.

1, 2년차 직장인들이 제일 이해하지 못 하는 것 중 하나는 능력이 없어보이며, 성격도 좋지 않은 것 같은 보스, 또는 연차 높은 사수가 어떻게 회사에 버티고 있냐- 는 것이다. 그리고 또 생각한다. "일도 잘 하는 것 같은 내가, 성실하게 꾀부리지 않고 일해도 왜 대접 받지 못 하는 걸까?" "야근을 밥 먹는 듯 하면서 왜 저 멍청한 사수의 일을 도맡아 해야하는 걸까?"
아직 직원들이 깨닫지 못 한 점은, 회사는 어린 직원들의 울부짖음 또는 고민에 큰 관심이 없다는 것이며, 회사는 우리의 시선처럼  직원들을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각설하고, 1, 2년차 직장인들의 착각을 바탕으로 내가 느낀 점을 몇 개 써본다.



1) 구성원 중의 50% 정도는 일을 못 해도 회사는 잘 돌아간다.
  - 신입은 다른 직원들 모두가 자기 만큼 열심히, 잘 하지 않으면 회사가 망한다고 생각한다.
  - 사실 조직은 생명체 같아서 어딘가가 썩고 곪아도 숨은 쉰다. 
  - 50%가 뭐냐, 사실은 10% 만 되도 된다. 자기 자리를 지키는 것으로도 임무를 다하는 것이다.
2) 일 잘 하는 것보다 회사에서 버티는 것이 더 힘든 일이다.
  - 당신의 사수 또는 보스가 한심한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런 과정을 견딘 사람들이다.
3) 적절한 포지션, 타이밍이 아닐 때 일을 매우 잘 하는 것은 "너무" 잘 하는 것이 되어버린다.
  - 너는 잠재적 이직자 또는 3인분의 일을 줘도 될 일꾼으로만 보일 뿐이다.
  - 그리고 매우 잘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만의 착각일 수도 있으며, 위에서는 일을 빨리 하는 사람으로만 볼 수도 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이상적인 회사에는 맞지 않는 관찰이며 
또 같은 회사 내에서도 일부 팀에게도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회사의 많은 직장인들은 본인이 수행하는 일의 양이나 질 이 아닌 다른 점에서 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가며, 좌절하게 된다.

다시 또 정리하자면



1) 일을 아주아주엄청나게 잘 하지 않는 이상, 일을 조금 잘 하는 것은 조금 못 하는 것과 동일하다.
  - 소속된 곳의 한심함에 개탄하며 불평만 하다가 나가는 애들보다는 버티는 애들이 훨씬 낫다.
  - 회사에서는 사원 교육비의 절감을 언제나 환영한다.
2) 회사는 나의 전부가 아니며, 가정만큼의 비중을 둘 필요도 없다.
  - 물론 이 점은 개인의 야망과 취향에 따라 달라진다.
  -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가 완벽한 가정을 가지지 못 하듯 직장도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3) 자기 위안은 우리를 회사에서 그나마 버티게 해 준다.
4) 하지만 언젠가는 일을 아주아주엄청나게 잘 하는 직장인이 될 것이라고 목표를 세우는 것은 좋다.
  - 자리만 지키고 버티는 직장인보다는 더 낫기 때문이다.




뛰어난 / 뛰어나지 않은 많은 직장인들은 다양한 내적 갈등을 겪을 것이며 이 때 중요한 건 내적 갈등이 자기 발전이라는 좋은 방향으로 표출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아래부터는 이 글에서 가장 주관적인 부분입니다.
좋은 표출 방향 또는 극복 방법에 대해서는 각자가 생각해보는 게 좋을 듯- 
 


1) 일의 숙련도 높이기
  -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의 마스터가 되자
  - 한 분야의 독보적인 상위 1% 는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 다만 관리자로서의 능력도 같이 길러야 한다.
2) 기타 다른 능력치 업데이트
  - 숫자로 남는 것이 좋다. 영어 점수, 자격증, etc
3) 퇴사, 이직
  - 나의 이전 회사 같은 곳(지옥)에서는 견디는 것이 미덕인지에 대해 재고할 필요가 없다.
  - 하지만 상황이 개선될 뿐 같은 고민을 반복할 수 있다.
4) 전문직 도전
  - 주변의 똑똑한 사람들은 조용히 공부하고, 시험 봐서 전문직을 위한 길을 걷는다.
  - 한국의 비극 운운할 필요는 없다.
 




크게 본다면 저와 비슷할, 4~6년차 직장인 여러분들의 건승을 빕니다.
저는 성공하지 못 한 축에 들기에, 여러분들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