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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web/IT

마음 저릿한 순간


WOW, Nooya 캐릭터가 만랩을 찍고 나서 여기저기 숙련도를 올리느라 돌아다닌다. 이번 주말에는 지루하고 시간이 들어 지나쳤던 낚시 숙련도를 올리고 있는데 이게 의외로 중독성 있다.
마치 은퇴 후 유유자적 낚시를 다니는 아버님들 같다고 할까. 사실 정확한 묘사를 하자면 우아한 노년의 취미생활이 아닌, 생활비를 모으기 위한 눈물 겨운 노동이지만.

펄럭펄럭 양탄자를 타고 오랜만에 아웃랜드 곳곳을 날아다니다보니 지나쳤던 풍경들과 음악에 문득 가슴이 저릿해졌다.



- 꼭 클릭해서 크게 보시길.

나 같이 솔로잉만 주구장창 하는 유저들에게도 놀 거리를 충분히 던져주는 WOW 컨텐츠의 풍부함에 새삼 반한 것도 아니다. 게임을 하다보면, 이런 가슴 저릿한 순간이 있다. 그것이 내가 싫어하는 FPS이든. 무엇이든.
정액제가 아닌 부분 유료화 게임을 맡고 있기에 게임을 가장 냉정하게 봐야 하는 입장에서도 이런 감동스러운 부분은 한 두 군데가 아니었다. 게임을 플레이 할 때도, 작은 아이템 하나를 출시할 때도.
지난 1년 간 정말 힘들었지만, 또 정말 재미있었다.


그저 가깝다는 이유로 회사를 다니다가, 이 냉정하고 무시무시하나 왠지 자꾸 가슴을 저릿하게 하는 이 산업의 일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차츰차츰 들었다. 대체될 수 없는 일부가 되고 싶다는 욕심까지 들었다.


참으로 일찍 깨달았다 장하다 몽실레-_-


빅 플랜을 떠나 당장은 이 업계에서 소모품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버텨야 한다는 각오. 뭐 사수의 갈굼 정도야 나의 건방짐으로 이겨주겠다.
35세, 40세 이후의 걱정은 일단 단기 플랜이 이루어진 뒤에 걱정해야 할 일이다.


한결 가벼워진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