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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web/IT

불신

석사는 미디어학이고, 내내 IT 쪽 계통에서 일함에도 기본적으로, 온라인에 올라간 디지털 자산에 대한 불신이 있다. 사실 디지털이든 뭐든 언제든 바람처럼 사라질 수 있는 것임에도 여전히 온라인 자산을 오프라인으로 "백업" 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물론 내 개인적인 자산에 한정된 말이다.)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 중 마음에 드는 사진들은 꼭 인화해서 앨범에 넣어야 하고- 
오프라인으로 백업 자체가 불가능한 디지털 자료는 3군데 정도로 나누어 저장해둔다. 
서비스업체의 사정에 따라 닫히거나, 성격이 변질될 수 있는 곳이 가입형 웹로그 서비스의 경우 언제든 사라지거나 날라갈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html 기본의, 누덕누덕 기운 낡은 홈페이지를 자료를 백업하는 거대한 무덤으로 굴리고 있다. 개인 PC의 즐겨찾기 또한 실수로 날라갈지 모르니 역시 홈페이지 Links 로 백업.

쓰고 나니 디지털에 대한 불신이 아니라 인터넷 서비스의 영속성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더 정확하게 말하면 그냥 내 자료 날라갈까봐 두려운 사람의 넋두리 같다. 기록에 목 매다는 사람의 불안이기도 하다.
아이폰의 본격적인 출시로 회사 아저씨들이 환호작약하고 증강현실이니 어쩌니 하며 미래 세계의 초석이 보이네 호들갑 떠는 요즈음, 이런 불안이나 안고 있는 나는 뭐하는 앤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