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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ibble

급체, 1Q84 3권

아팠다는 찌질한 내용이므로 일단 인셉션 이미지를 올려둔다. 


여러모로 뿜기는 단체컷.
어떤 요소가 웃긴지 5가지 이상 쓰시오.
난 10개도 쓸 수 있어...!




오랜 기간 내 건강을 자신해왔는데 점점 약해지고 있다. 나이 들면 엄마처럼 통통해지는 게 아니라 큰이모처럼 마르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든다. 어제는 급체했는데, 몇 달 전에 겪은 장염과는 다른 의미로 고통스러웠다. 머리가 띠 두른 듯이 격렬하게 아파오더니 - 식은 땀이 나면서 속이 미슥거렸다. 낮에 먹은 비빔면 탓인지, 베니건스의 음식 탓인지 그대로 늘어져 있다가 격한 두통에 다시 일어나 뒹굴었다. 그리고 무서웠다. 정말 정말 무서웠다. 다행히 손발 맛사지 후 자고 일어났더니 두통은 사라져 있었다. 대신 땀을 엄청나게 흘려 몇 번이나 샤워했는지 모른다.

아픈 와중에도 며칠 전에 사두었던 하루키의 <1Q84> 3권을 읽었다. 두껍지만 하루키 책이 대부분 그렇듯이 순식간에 읽혀진다. 마지막 장을 닫으며 느낀 것은 <1Q84>는 2권으로 끝났어야 했다는 거다. 안 그래도 아픈데 하루키 책까지! 어제는 전세계 모든 사람이 미웠다. 하루키도 미웠다! <웨스트윙> 토비 대사가 떠올랐다! 
There's no one in the world l don't hate! T.T 

나는 스트레스에 굉장히 취약한데 어제는 친구와 얘기하다가 그만 사방의 우울함에 나까지 침몰되었다. 그게 급체한 원인인 듯. 내 주변은 지금 조건 여하를 막론하고 우울한 사람으로 넘쳐흐르는데 그게 얼마나 주변 사람을 힘들게 하는지 깨달았다. 나 역시도 우울찌질 포스를 풍기는 사람이기에 새삼 가족과 주변에게 미안해졌다. 세레노한 사람 - 밝은 사람이 내 곁에 있어주기만을 바라지 말고 나부터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인간다운 생각을 오랜만에 해봤다.

그리고 나는 이제 죽음이 무섭다. 정확히 말하면 갑자기 닥쳐오는 죽음이 두렵다. 적어도 내가 정리할 시간은 있었으면 한다. 쇠로 만든 별이 내 머리를 사정없이 치는 것 같았던 어제, 나도 모르게 두 손 모아 기도했다. 




역시 여행을 떠나야한다. 19일 태국으로 가려했는데 내가 등록한 여행 상품에 예약자가 없어 취소 위기에 놓여있다.
한국 경제 위기인가! 아니면 더 좋은 데로 가는 거냐!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