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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ibble

한가지 확실한 것

지금까지 공부를 열심히 해 본 적도, 학교라는 울타리를 좋아한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박사 코스를 시작하게 되었고 벌써 2학기 째다. 매주 많은 양의 논문과 아티클을 읽고 번역하고 내 것으로 만들려 노력한다. 동기들이나 선배들에 비해 모자라 배로 노력해야 하지만 아직까지는 답보 상태. 지난 여름방학에는 계속 코스를 진행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여러가지 요인으로 인해 갈등 없이 코스를 마치자는 결론에 이르렀고 그 부분에 있어서는 마음이 편안하다.

오늘 선관 연구실에서 정신 없이 과제를 하다 보니 문득 창 바깥에서 새소리가 들렸다. 오래된 학교 안에서도 정말 오래된 건물이라 주변에 폭포라도 있으면 어울릴 것 같은 분위기다. 주변에 우물도 있고 마루바닥이 삐걱대는 곳. 공부 내용은 어울리지 않게 뉴미디어인데, 내가 번잡한 세상에서 벗어나 사원이나 절에 머무르는 기분까지 들었다.

그리고 생각한 것. 무엇 하나 확실한 것 없고 보장된 것 없는 사회와 내 세상에서 적어도 지금 이 공부만큼은 날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 내년 말이면 적어도 박사 수료다. 이 것 만큼은 내가 통제 가능한 부분이고 노력과 의지가 배반당하지 않는 영역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따뜻해졌다.   



실제 연구실보다 더 좋아하는 선관 연구실. 나중에 논문 학기 되면 이 곳을 쓰고 싶다. 컴퓨터는 좀 바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