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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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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일반인의 위엄 C님이 덜렁 보내주신 링크가 시작이었다. 이건 뭐지 하고 봤는데 헛!!!!!! 어머 이 동안(이 아니라 실제로 나이가 어리더라) 이 얼굴 이 목소리! 회사 내 동갑내기 동료에게 보여줬다. "어떻게 해.. 나 사랑에 빠졌나봐..." 이런 반응이. 둘이 카페테리아에서 아이폰으로 영상 봤다는 건 비밀 쉿. http://www.youtube.com/user/monkeybz 나름 유명인이신 듯. 구독하지 않은 건 내 최후의 자존심. 세상은 넓고 귀염둥이는 많더라-
Initials BB 나탈리아 보디아노바의 기가 막힌 겔랑 향수 광고 덕분에 새삼 듣고 있는 세르지오 갱스부르의 Initials BB. 브리짓 바로드고 뭐고 간에 노래 자체가 아주 귀여워 죽겠다. 지금 와서 보니, 1928년 생인 갱스부르가 사망한 해는 1991년. 고작 60대 초반이었다. 이 노래를 불렀을 때는 막 40대가 되었을 때. 이른 죽음이었지만 연애든 뭐든 많은 것을 해보고, 많은 것을 이루고 간 행운아였던 것 같다. 남에게 피해 안 주고 뻔뻔하게 한 세상 잘 살면 그게 최고의 삶.
적선 "도노에 아버지는 그런 분이었습니다. 장사도 살아가는 것도 정말 고된 일이라고 하셨어요. 그렇기 때문에 남에게 적선을 받으며 살아가서는 안 된다고요. 적선을 하는 것과 돕는 것은 다르다고요. 적선을 하면 적선을 한 사람은 기분이 좋을지 모르지만, 적선을 받은 쪽을 망가뜨리게 된다고요." 미야베 미유키 김소연 옮김, 북스피어 36쪽. 화장실 앞에 굴러다니는 책에서 새삼 발견한 문장. 물론 이것은 극단적인 부조리함과 곤경에 처해 있는 대상에게 베풀어야할 무조건적인 적선을 제외하고 말하는 것이다. 크게 공감하였는데, 왜냐하면 인간관계에 치환해도 정확히 맞는 문장이기 때문이다.
1Q84 총 두 권을 반나절 동안 읽었다. 두껍지만 단숨에 읽힌다. 최근 읽은 책 중 가장 집중해서 읽었는데 솔직히 첫 감상은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거다. 세계를 묘사하는 아이콘들은 하루키의 익숙한 그것들이나 때처럼 단번에 뚜렷한 감상이 떠오르지 않는 책이다. 극 중 묘사와는 상관 없이 긴 생머리의 후카에리는 의 단발머리 임주은을 생각하며 읽었고 아오마메는 키 큰 후카츠 에리와 코유키 두 명이 섞인 채로 떠올랐다. 덴고는 그 어떤 것으로도 연상이 되지 않아 억지로 재커리 퀸토 - 정확히 말하면 덩치 크고 재커리를 닮은 동양인 - 를 떠올렸더니 수월하게 읽혔다. 기억에 남는 문장 몇 개를 기록차 아래에 옮겨둔다. 스포일러가 될 만 한지는 모르겠다. 책 리뷰는 나중에. 무라카미 하루키 양윤옥 옮김, 문학 동네. 하지..
별의 계승자(Inherit the Stars) 제임스 P. 호건 1977년 작품. Damon님 블로그에서 감상을 보고 충동적으로 산 책이다. 이야기는 하나의 사실 및 발견에서 시작한다. 2020년대에 지구인으로 보이는 생명체의 시신을 달에서 발견한다. 문제는 약 5만년 전에 사망했다는 점. 여기서부터 다양한 가설과 그에 대한 반론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그 과정에서 가설은 나뉘어지고 합쳐지면서 마지막 결론을 향해 달려간다. 술술 쉽게 읽히고 반전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결말도 예측할 수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의 가장 마지막 순간에는 가슴이 뛴다. 아주 먼 옛날 또는 아주 먼 미래. 그리고 아주 먼 어떤 곳은 생각만 하는 것으로도 가슴이 부푼다. 비록 이 글을 쓰는 나는 지구라는 작은 별에 발 붙이고 사는 작은 인간이지만 무구한 우주 안에서..
Steve Balsamo - Gethsemane (Ahoy, Holland - June 2004) 스티브 발사모의 Jesus Christ Superstar 뮤지컬 은퇴 후 7년 뒤 초청으로 부른 무대. 세상에는 이런 무대도 있었구나. 02:59 부터는 필청.
2009년 남은 노래는 점점 뻔뻔해져서인지, 노래방에서도 눈치 보지 않고 노래를 다 부른다. 음이라고는 "하~니 하~니" 부분 밖에 모르는 카라의 도 마이크 잡고 목 놓아 불렀다. 언젠가는 꼭 전곡을 마스터하리. 팀장님이 마지막 노래로 서태지와 아이들의 을 불렀는데 노래 가사 중에 1993년이 있더라. 괜히 마음이 찡했다. 그 전에는 도 불렀는데 우리 모두 그 노래 가사의 유치함에 그만 오싹해졌다. 그 때는 왜 이걸 몰랐지? 결국 남은 서태지 노래 중 최고는 라고 결론내렸다. 덧) 노래방 전 곱창집 내 바로 뒤에는 한고은이 앉아있었다. 매우 가까이 오래 앉아있었음에도 난 한고은의 동그란 털모자 밖에 못 봤다. 널 봤으면 얼마나 좋았겠니.
마중 가던 길 90년대 여고생들 중 소위 공부 조금 잘 하는, 내 주변 애들은 다 전람회를 좋아했었다. 비꼬거나,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그냥 사실이 그랬다. (마치 방송반 애들이 줄창 유키 구라모토를 틀어주는 것과 비슷한 느낌?) 난 공부를 그만큼 잘 못 해서인지 아니면 당시 영화 음악만 듣고 다녀서인지 전람회에는 별 관심이 없었지만 이라는 노래만큼은 가슴이 먹먹하도록 좋아했다. 참 짧은 가사에 단순한 곡인데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서동욱의 목소리도 담백하게 좋았고. 그러나 그것은 내가 한참이나 어렸을 때의 이야기. 20대 중반에 이 노래가 또 일상의 한 부분을 표현하는 키워드로 떠오를 때가 있었다. 널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섰지 아무도 모르게 낯익은 가로수 아름드리 나무는 푸른데 날 스쳐 가는데 가을바람은 예전..